2025년 여름, 기록적인 폭염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‘온열질환’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. 특히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들고, 밤에도 열대야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누구나 열사병이나 일사병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.
문제는 이들 질환이 갑작스럽게 찾아오고, 치료가 늦어지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.
열사병과 일사병
열사병과 일사병, 무엇이 다른가?
우리가 흔히 혼동하는 ‘열사병’과 ‘일사병’은 모두 고온 환경에서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온열질환입니다.
하지만 그 원인과 증상, 위험 수준은 서로 다르므로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.
▶ 일사병: 과도한 땀과 탈수로 인한 열탈진
- 원인: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장시간 활동하거나 노출될 때, 땀을 지나치게 흘리면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빠져나가 발생
- 주요 증상: 극심한 피로감, 두통, 어지러움, 구토, 창백한 피부, 근육경련, 빠른 맥박
- 위험 수준: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지만, 방치 시 열사병으로 진행 가능
▶ 열사병: 체온 상승 + 땀이 멈추고 의식저하까지
- 원인: 체온 조절 기능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
- 주요 증상: 의식 혼미, 방향 감각 상실, 발열, 피부가 뜨겁고 건조함, 혼수상태
- 위험 수준: 즉시 응급처치하지 않으면 생명 위협. 사망률 높음
한마디로 요약하자면, 일사병은 경고신호, 열사병은 응급상황입니다. 초기 증상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생사를 가를 수 있습니다.



일사병 응급처치 방법
초기 증상부터 빠르게 대응하자
일사병은 빠른 대응으로 회복이 가능한 질환입니다. 다만 방치하거나 무리한 활동을 지속할 경우 열사병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, 초기 대응이 핵심입니다.
질병관리청
질병관리청
www.kdca.go.kr
1단계: 시원한 장소로 즉시 이동
그늘진 곳이나 에어컨이 있는 실내로 환자를 옮깁니다.
혼자 움직이기 어려워하는 경우 부축하거나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.
2단계: 옷을 느슨하게 풀고 눕힌다
벨트, 단추, 신발 등 체온 발산을 방해하는 요소는 제거합니다.
바닥에 눕히고 다리를 약간 들어 올려 혈류 순환을 도와줍니다.
3단계: 수분 보충
생수,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시킵니다.
단, 의식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억지로 마시게 하지 말 것. 기도로 흡입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.
4단계: 냉찜질로 체온 낮추기
젖은 수건, 얼음팩 등을 활용해 목 뒤, 겨드랑이, 사타구니 등에 냉찜질을 합니다.
선풍기나 부채로 바람을 보내 체온을 서서히 낮춥니다.
5단계: 상태 호전 여부 확인
증상이 빠르게 호전되면 안정을 취하도록 하되, 한동안은 무리한 활동 금지
호전되지 않거나 의식이 흐려질 경우 즉시 119에 연락하여 병원 이송 필요



열사병 응급처치 방법
골든타임 30분을 사수하라
열사병은 더 이상 기다릴 시간이 없는 ‘응급의료 상황’입니다. 고체온 상태가 30분 이상 지속되면 뇌 손상, 장기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합니다.
1단계: 즉시 119 신고
열사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보이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합니다.
‘의식 없음, 발열, 땀 안 남, 반응 없음’은 중증 열사병의 핵심 신호입니다.
2단계: 의식과 호흡 확인
환자의 의식 수준, 호흡 상태를 확인합니다.
호흡이 없다면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합니다.
3단계: 체온을 빠르게 낮추기
가장 효과적인 응급조치는 체온을 38.5도 이하로 낮추는 것입니다.
젖은 타월로 전신을 감싸거나, 찬물 샤워, 선풍기 바람을 병행하여 열을 뺍니다.
얼음팩은 뇌, 목 뒤, 겨드랑이, 사타구니 등 대혈관이 지나가는 부위에 집중해서 대줍니다.
4단계: 의식 회복까지 감시
의식이 돌아오더라도 안심하지 말고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.
수분 보충은 의료진의 지시 없이 시도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.



5단계: 병원 이송 시 상태 전달
응급대가 도착하면, 환자가 언제부터 어떤 증상을 보였는지, 어떤 응급조치를 했는지 상세히 전달합니다.
빠른 병원 이송과 정확한 정보 제공이 예후에 큰 영향을 줍니다.
열사병·일사병 위험군은 따로 있다? 꼭 지켜야 할 사람들
모든 사람에게 열사병과 일사병은 위협이지만, 특히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되는 취약계층은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.
● 노인
노년층은 땀 배출 기능과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며, 갈증을 느끼는 감각도 둔화돼 쉽게 탈수 상태에 빠집니다.
● 영유아
체온 조절 능력이 미숙하고, 체표면 면적이 넓어 외부 기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.
차량 안 방치 시 단 몇 분 만에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



● 만성질환자
고혈압, 심장질환, 당뇨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은 폭염으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.
처방약 중 이뇨제가 포함된 경우에는 탈수 위험도 증가합니다.
● 실외 노동자 및 운동선수
오전 10시~오후 5시 사이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열에 지속적으로 노출됩니다.
특히 건설 노동자, 택배 기사, 농업 종사자, 운동선수는 열사병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.



이러한 분들이 주변에 있다면, 폭염 특보 발효 시 활동 자제와 정기적인 상태 확인이 꼭 필요합니다.
여름철 골든타임 사수 체크리스트
여름철 응급상황에서 당황하지 않도록 아래 항목을 미리 숙지해 두면 유사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.
- 폭염특보 발령 시 일정 조정 및 실외 활동 자제
- 하루 8컵 이상 수분 섭취, 갈증 느끼지 않아도 자주 물 마시기
- 야외 활동 시 밝은색 옷, 모자, 양산 등 착용
- 차량 내 영유아, 반려동물 단독 방치 금지
- 온열질환 의심 시 신속히 시원한 곳으로 이동
- 열사병 증상 시 119 즉시 신고, 체온 빠르게 낮추기
- 무더위쉼터, 공공시설 등 적극 활용하기



대처가 생명을 지킨다
폭염은 단순한 계절적 현상이 아닙니다. 특히 열사병과 일사병은 누구에게나, 언제 어디서나 찾아올 수 있는 생명 위협 질환입니다.
그러나 대부분의 온열질환은 초기 대응만 제대로 해도 충분히 예방 가능하다는 점에서, 우리의 대응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.
가장 좋은 응급처치는 '미리 알고 있는 것'입니다.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한 번 더 살피고, 내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습관이야말로 이 무더운 여름을 안전하게 이겨내는 길입니다.
오늘 하루, 시원하고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.
